유리컵으로 왜곡된 강아지를 보았다. 일그러졌지만 귀여운 모습에 웃음이 났다.
집에 가다가 시선이 느껴졌다. 2층 창문에 나와있는 강아지를 발견했다. 귀여운 감시자를 알게됐다.
공사장 모래 사이에서 치즈색 고양이를 보았다. 색이 똑같아서 엄청난 보호색이군. 생각했다.
버려진 물건을 보았다. 어디서 왔을까, 어디로 갈까, 버려진건 저 녀석들에겐 좋은 시작일 수도 있지 않을까. 같은 생각을 했다.
길 위의 것들. 코로 들어온 모든 냄새들. 내 눈을 통해 보이던 이상하고 반짝이던 것들.
그 잠깐의 반짝임에 정을 가지고 해마 속에 저장해둔다. 파고가 큰 기억의 흐름 속 한가지 일화를 꺼내 캔버스에 던진다. 주름져버린 옛 사진 처럼 보는 사람에게도 회상을 가져다 준다. 이 모든 것들은 어디서부터 보존된 기억일까 궁금했다. 그것은 보이는 것처럼 단절된 이미지는 아니었다. 마치 축삭돌기처럼 낱낱의 사람에게 신호를 보내며 덧없이 흘러가는 기억들을 잡아내고 있었다. 그 반짝이는 그물 위로 떠오를 낱낱의 전체를 보기위해 걷고, 보고, 붓질 한다.